좀 유치하긴 하네
처음 영화의 포스터를 보며 날개 달린 남자가 총 칼로 악마를 물리치는 영화인가 보다 했는데 반은 맞고 반은 틀렸습니다. 총 칼로 천사에 빙의된 인간들을 물리치는 영화 리전입니다.
갑자기 하늘에서 사람이 떨어지더니 어깨에 달린 날개를 뜯어버리고는 스스로 봉합해버립니다. 너무도 두서없는 전개에 멍하니 보고 있었는데 어떻게 알았는지 무기고를 찾아서는 많은 총기를 가방에 담습니다. 마침 출동한 경찰을 만나게 되었는데 대놓고 십자가 모양으로 벽이 뚫린 곳에서 멋들어지게 모습을 드러낸 것은 대천사 미카엘이었습니다.
후에 또 다른 대천사 가브리엘이 등장하는 새카만 날개 갑옷을 입고 철퇴를 휘두르며 미카엘과 대적하게 되는 장면에서는 지금 2022년의 감성으로는 유치한 면이 있었습니다. 게다가 영화 자체가 아포칼립스 장르이기 때문에 색체도 어둡고 칙칙한 장면이 많아서 천사가 악하게 그려졌습니다.
성모 마리아에 비교해도 될까 싶은 설정으로 알지 못하는 누군가의 아이를 가진 찰리에게서 태어날 아이를 지켜야 인류가 희망을 얻게 된다는 설정을 갖고 있습니다. 또한 이 아이를 해치기 위해 천사에 빙의된 인간들이 영화 속 주인공들이 머물고 있는 고속도로 휴게소로 보이는 곳으로 실시간으로 공격해옵니다. 이 모습이 마치 유사 디펜스 게임 같았습니다. 주인공들이 준비할 시간을 잠 시주고 정해진 수만큼의 적을 물리쳐야 하는 조건을 갖고 있는 방식의 게임인데 영화를 보는 내내 이 생각이 머릿속에 머물렀습니다.
다른 아포칼립스 장르에 비해 특별한 존재가 많지 않았습니다. 꼽을 때면 셋 정도인데, 하나는 너무도 그럴듯하게 등장한 할머니이고 또 다른 하나는 일본의 팔 척 귀신을 연상시키는 아이스크림 트럭 주인이며, 마지막은 빙의된 아이입니다. 게임으로 치면 네임드 몬스터인데 저 셋을 물리치 고나서야 최종 보스인 가브리엘이 등장하는 기믹이었습니다. 결국은 거듭 된 반성과 희생에 의한 부활과 해피엔딩이었습니다.
여러모로 본 적 있는 배우들이 나왔었다
마블 유니버스 속 비전으로 유명한 폴 베터니가 미카엘의 역할을 맡았습니다. 리전, 비전 말장난 같네요.
거기에 수년 전 DC코믹스에서 배트맨이 아닌 캐릭터를 다크나이트로 내세웠는데 CW 채널의 그린 애로우였습니다. 그린 애로우의 여동생 테아 퀸의 역할을 맡은 윌라 홀랜드가 작품 속에서 오드리 역할로 나왔는데 러닝 타임 동안 상당히 오래 살아남은 캐릭터였습니다. 처음 그 마스크를 보자마자 테아가 떠올라서 잠시 스트리밍을 멈추고 검색을 해봤는데 윌라 홀랜드가 맞았고 반가움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거기에 타이리스 깁슨도 빼놓을 수 없는 존재입니다. 트랜스포머와 분노의 질주 시리즈에서 여러 번 작품 활동을 한 만큼 어디서 많이 봤다 싶은 얼굴이었는데 검색해보니 거의 매년 작품 활동을 한 가수 겸 배우였습니다. 비록 천사의 계략이었지만 위기에 빠진 아이를 구하기 위해 빙의된 인간들의 속으로 뛰어들어 아이를 구하지만 그 아이조차도 빙의된 존재였고 희생됩니다.
유치하지만 나름 기승전결을 갖춘 듯함
리전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각자 하나씩 서사를 갖추고 있습니다. 야훼의 아들이자 대천사인 미카엘은 인류를 말살하라는 명령을 어기고 인간의 편에 섭니다. 지프는 누군지도 모를 남자의 아이를 갖고 있는 찰리를 사랑하고 있습니다. 그런 지프를 보며 야훼의 지시에 따라 인류를 멸망시키려고 한 미카엘은 희망을 갖고 인간의 편에 서서 지상에 강림합니다.
지프의 아빠인 밥은 그런 지프에게 자신의 어리석은 결정으로 인해 먼저 세상을 떠난 지프의 엄마를 떠올리며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말라합니다. 주방장인 퍼시는 큰 서사는 없지만 생판 모를 남인 산드라를 위해 희생합니다.
산드라 부부와 그 딸인 오드리는 사이가 좋지 않습니다. 오드리가 문제를 일으켜서 살던 곳에서 이사를 가게 되었는데 그 길에 휴게소에 들렀고 차를 정비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법정 공방을 벌이고 있는 카일은 아들을 보기 위해 차로 이동하고 있었으나 길을 잘못 들어 휴게소로 오게 되었습니다. 이후에 천사의 계략으로 위험에 처한 아이를 구하기 위해 뛰어들었다가 희생되고 맙니다.
이렇듯 거의 모든 캐릭터들이 지프와 찰리 그리고 태어난 아기를 구하기 위해 반성과 희생을 보여줍니다. 가브리엘에 의해 죽게 된 미카엘은 아버지 야훼가 원하는 모습인 희생과 희망을 보여줬기에 부활하여 가브리엘을 일격에 제압하고 같이 하늘로 올라갑니다. 물론 그 후에도 지상은 계속 멸망을 향해 가고 있는 상태로 유지되어 몇 년 후 도미니언이라는 제목의 드라마로 이어지지만 스토리 수습을 못했는지 2개의 시즌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합니다.
그렇게 지키고자 한 아기는 커서 지프와 찰리에게서 들은 얘기를 독백으로 영화는 끝납니다. 하지만 앞서 기술한 도미니언에서는 언급도 되지 않는 것 같습니다. 드라마가 왜 망했는지 알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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